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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변화된 대학, 문예운동의 길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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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7·15 00:42 | 조회 : 2,904 |


 과연 대학문화는 죽었는가?
긍정하기도 부정하기도 어려운 질문이다.
외면당하는 학내 문화공연들.
이는 문예운동가들의 책임일까?
현장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보자.

 
일시: 4월 29일(화) 오후 3시
장소: 본사 부주간실
참석자: 나경원(공법/4) 총학생회 문화위원, 노래패 「메아리」 회원
류소영(국어교육/4)「사범대문학회」 회원
송원근(국사/4) 동아리연합회 부학생회장, 춤패 「한사위」 회원
안건형(물리/2) 영화패 「얄랴성」 회원
사회: 이학영 대학신문사 문화부장

 

대학의 문화 게릴라들이여 ‘일상의 틈’에 침투하라

사회자 :

과거와 현재 또는 80년대와 90년대라는 식의 단선적인 구분과 함께 ‘대학문화, 또는 문예운동의 위기’라는 진단이 내려지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그러한 위기의 실체를 알아보고, 90년대 초부터 문예운동진영이 펼쳐온 노력을 짚어 보며 앞으로의 활동방향을 논의하겠습니다. 우선 ‘대학문화의 위기’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말씀해 주십시오.
 

안건형 :

영화에 한정지어 말하자면, 대학영화는 대학문화나 한국영화사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 했었는데, 그 동인은 학생운동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집회문화에 의해 대학영화라는 체계가 성립될 수 있었던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90년대 대학영화 침체의 원인은 집회문화의 붕괴라는 현실 속에서 찾아야 합니다.
 

나경원 :

80년대에는 집회를 둘러싼 하나의 ‘싸이클’이 대학사회의 일상을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90년대에는 그러한 일상화된 집회문화가 점점 틈새를 보이기 시작했고, 그 틈새를 전문화된 대중문화가 장악해 갔습니다. 이것이 90년대 대학문화 위기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류소영 :

문학의 경우, 일대일의 소통방식이라는 근본적인 매체의 폐쇄성을 어떤 방법으로 극복할 것인가가 문제죠. 80년대에는 집단창작, 즉흥창작, 행사시 등을 집회 현장에서 소화했습니다. 때문에 집회라는 일상적 통로가 막힌 90년대에 일대일 소통방식으로서의 문학의 특성을 고수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됩니다.
 

사 :

80년대 대학문예의 일정한 수요를 창출했던 배경을 ‘집회문화가 일상화된 공동체 문화’라고 이야기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공동체 문화의 붕괴를 초래한 원인인 ‘문화지형의 변화’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안 :

올바른 대학문화는 대학인 자신의 문제를 자신의 매체에 담아내는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서는 전문적인 기술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대학영화에서는 외부 영향을 받지 않고, 독자적인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가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류 :

매체에 대한 고민과 현실사회에 대한 고민들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자기가 대학사회에서 보고 듣고 느낀 여러가지 문제를 자기의 매체로 잘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런 점에서 방향성 문제에 매달려 논쟁하던 92~94년의 문학회들이 오히려 우리의 매체로 대학사회에서 느끼는 것들을 정직하게 담아내지 못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됩니다.
 

나 :

노래패의 경우도 이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93`~94년 공연을 보자면 우선 공연을 하기 위해 주제를 정하고, 주제에 맞는 곡을 선별하는 작업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95년부터 「메아리」는 주제에 얽매이는 경향이 줄어 부르는 노래들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현재는 90년대에 맞는 문화를 찾아가는 과정이라 생각됩니다. 그 과정에서 ‘학예회’의 분위기가 짙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한편으로는 90년대에 맞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찾기 위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송 :

문예운동진영에서는 저항을 해 나가려는 사람들의 세계관을 매체로 담아 내는 과정에 대한 고민이 줄어들어 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기서 학생들의 깊이 없음 이라든가 경솔함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안 :

옳은 말씀입니다. 자유라는 것 자체가 모든 문화들을 생성해내기 위한 기반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본 기회적인, 상업적인 문화를 지켜내기 위한 주장으로서 존재한다는 것이죠.
 

류 :

동아리 후배들은 운동이라는 말에 대해 거리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후배들이 생각하고 있는 ‘감각에 대한 방향성’이라는 고민은 기존의 것보다 새로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방향성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여기에서 운동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사 :

 그러면 사회와 대학의 문화지형 변화와 함께 90년대 초부터 나타나게 된 문예운동진영 내부의 변화와 그간의 활동 및 성과를 정리해 주시고 반성할 점도 함께 말씀해주십시오.
 

류 :

91년도에 「관악문학동아리연합」을 건설해 합동세미나를 하는 등 92년까지 활발한 활동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토론의 장이었던 학회가 단순한 독서모임등의 성격으로 위상이 바뀌는 등 문학지형의 변화가 생겨 현재 4개의 문학동아리에서 벌이는 회지 발간, 시 전시회, 문학 강연회 등의 활동이 관악 문학운동의 전체로 봐도 과언이 아닌 상황입니다.
 

 안 :

영화에 있어 중요한 변화는 수용자층이 지나치게 넓어진 것입니다. 2~3년 전과 달리 요즘은 대부분의 학과나 동아리 내에 영화모임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주된 관심들은 MTV와 헐리우드 언어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패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학생회나 정치조직들에서도 지원을 얻기 힘들 뿐더러 오히려 이들이 ‘인기몰이’를 위해 상업영화를 학내에서 상영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예상외로 큰 문제입니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대학영화축제」정도를 들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러한 자리를 통해 보급을 확산시키고 수용자 층을 개척하고자 모색하고 있습니다.
 

송 :

춤패의 경우 ‘공연’의 측면에서 성공한 편입니다. 우선 공연의 형식이 크게 바뀐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즉 과거의 ‘춤극’이 92년경부터 ‘춤굿’으로 바뀌고 작년부터는 아예 ‘굿’으로 불리게 됩니다. 춤극의 경우 서사적인 이야기구조가 핵심을 이루었던 데 반해 춤굿은 ‘이미지’ 위주로 진행됩니다. 이는 과거 공연들이 일반 학우들의 정서와 지나치게 괴리됐다는 고민 속에서 내려진 일종의 자구책일 수도 있습니다.
 

 나 :

노래패와 학생회의 경우, 우선 ‘문예연대모임’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변화된 상황 속에서 ‘문예운동의 역할을 고민하기 위해’ 꾸려진 이 모임은, 우선 학내 문화공간의 확보를 위한 싸움이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일상적인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래가 있는 자리 새벽을 여는 소리’(이하 노자새소), 도서관 통로의 전시 공간 ‘틈’ 설치 등의 사업들을 펼칩니다. 우리가 찾을 수 있는 모델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노래패의 경우, 관객 수가 현저히 감소함에 따라 과거 서사적인 형식의 대극장 공연형식이 콘서트형식의 소극장 공연으로 바뀌었습니다. 노래패 내부에서 학우들을 좀더 만나야 되겠다는 고민이 생겨난 것이죠. 노자새소나 「메아리」의 거리공연도 이와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사 :

그러면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나고 있는 대중문화 관련 소모임들에 대한 의견과 함께 실천적인 차원에서 문예운동의 전망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나 :

춤동아리 「HIS」의 공연 등 자생적인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그런 문화활동이 관객을 만나는 방식은 긍정적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러한 부분은 짚어줘야 합니다. 이번 대동제에서는 자생적인 록밴드들이 자신의 실력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예정입니다.
 

류 :

일단 내용에 대한 논쟁은 유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앞으로의 방향은, 매체장르가 가지고 있는 한계랄까, 경계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사대문학회」에서 상투적인 회지의 성격을 탈피해 무크지를 낸 것이라든지, 「메아리」가 우체국 앞에서 거리공연을 펼친 것 등은 혁명적인 발상입니다. 문예운동주체의 활동이 열악할수록 ‘소통의 장’을 마련하면 대안들을 모색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안 :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결국 대중과의 호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중에게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많은 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중은 생산자들이 현실감각을 익히기 위한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영화쪽에서 말하면, 견실한 문화를 창조하는 데 있어 대안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사람들의 적은, 현실을 담아내지 못하는 영상들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송 :

실천적인 계획의 측면에서는 좀 막막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모든 문제들의 배후에는 우리들만의 노력으로는 풀 수 없는 커다란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듯합니다. 이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제까지의 고민들을 지속키는 것이고 거기에서 가능성을 찾아내는 일입니다.
 

 나 :

문예활동가의 입장에서 보면 문예운동가는 작은 생산들을 펼쳐내는 게릴라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문예운동의 적은 현실을 담아내지 못하는 대중문화이기 때문입니다. 대중문화는 질적인 세련미와 자본을 앞세운 대량적인 공세입니다. 거기에 대학문화는 비판 정신과 실험정신으로 맞설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어떻게 대학에 대중문화가 침투해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했지만 이제는 대중문화의 ‘틈’들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로 전세가 바뀌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문예운동주체들은 각 매체에 맞게 그러한  ‘틈’ 들을 공략하는 게릴라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학생회는 그러한 활동을 지원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기획하고 있는 생활문화학교도 같은 맥락이죠. 중요한 것은 무차별적인 대중을 대상으로 그들의 일상에 균열을 내어 문화적인 틈들을 만들어 주는 작업들입니다.
 

사 :

수고하셨습니다.
 

 

정리: 김수연/이학영/이수경 기자

 [제1448호: '97. 5. 5<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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