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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대학 문화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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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7·15 00:38 | 조회 : 2,853 |


 대학문화는 그동안 두 가지 점에서 우리 나라 문화의 중요한 원천이 되어 왔다. 그 하나는 지배문화에 대한 강력한 견제자이자 도전자의 모습으로 지배문화의 물줄기를 돌려놓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배문화에 철저히 순응하고 타협하며 지배문화의 재생산 도구로 전락해 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지배문화에 대한 대학문화의 기능은 90년대를 기점으로 전자에서 후자로 확실한 변화를 하고 만다.

 과거의 대학문화에서 손꼽을 수 있는 자랑거리는 그것이 기존의 숨막힐 것 같은 사회질서에 대한 도전과 저항의 몸짓이었으며 그로 인해 민중들이 기대를 가지고 주목했다는 점이다. 대학문화가 눈을 뜨는 것은 1970년대였다. 70년대에 폭압적인 사회질서 속에서 기존 지배문화의 문법을 뒤엎으며 등장한 포크문화의 열풍과 청년문화의 열풍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것이다.

 비록 포크문화가 미국으로부터 수입된 것이어서 다소간의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이내 대학문화는 포크의 본연의 의미인 전통과 저항정신을 회복하고 우리의 전통문화에 관심을 가지면서 그동안 천박하고 미개한 문화로 여겨져 왔던 전통문화를 문화의 한 장르로 복권시켜 놓았다. 이러한 포크의 정신은 70년대의 탈춤운동에서 90년대의 사물놀이에 이르기까지 줄곧 대학문화의 핵심적인 정신으로 자리잡아 왔다.

 70년대의 성과를 바탕으로 대학문화는 80년대에 이르러 한 단계 성숙한 변신을 하는데 성공하였다. 70년대가 지식인으로서의 자기 고민과 번뇌에 사로잡혀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는 자아성찰의 시대였다면 80년대는 연대를 바탕으로 한 본격적인 저항과 투쟁의 시대였다. 이러한 투쟁의 전면에 화려하게 등장한 것이 민중문화운동으로 무장한 대학문화의 첨병들이었다. 모든 운동의 현장에서 대학문화의 첨병들은 신바람을 불러 일으켰고 운동이 타인의 몫이 아닌 자기의 몫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이러한 대학문화는 마침내 상업적이고 이기적인 지배문화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민중들은 대학문화에서 새로운 시대를 위한 새로운 문화의 가능성을 발견하였고 대학문화가 그들의 일상생활을 충실하게 대변해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하였다. 이로 인해 대학문화는 수많은 문화운동가들을 배출하였고 이들은 곳곳에서 새로운 문화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한편, 지배문화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함으로써 건강한 문화공간 창출을 달성하는 듯 보였다. 대학문화의 힘은 그것이 이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리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러나 90년대의 사회적 변화는 급기야 대학마저도 그들의 식민지로 삼아 버리고 말았다. 오늘날 대학문화는 과거의 영광을 오히려 시대의 질곡에서 비롯된 우울하고 음산한 것으로 치부하고 그로부터의 완전한 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학문화는 천박하고 이기적인 자본주의적 상품문화의 포로가 되어 버렸고 심지어는 그토록 혐오해 온 기존의 지배문화의 재생산과정의 총아가 되고 만 것이다. 오늘의 대학문화에서 이제 저항과 도전의 정신은 사라졌다. 그리고 시대의 사명, 새로운 시대에 대한 열망과 그것에 대한 진지한 실험과 비판을 통한 창조의 정신은 사라졌다. 남아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90년대에 들어 대학문화는 과거를 완전히 단절하고 새로운 페이지에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그러나 그 새로운 역사는 지배문화의 역사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 대학문화는 상품문화의 식민지가 되어 버렸고 상품문화의 복제품에 불과한 것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새로운 대학문화에 대한 고민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대학은 실험과 비판정신으로 가득한 곳이 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대안들을 모색하는 장소이어야만 한다. 대학에는 프로가 필요없다. 대학에 필요한 것은 실험과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마츄어이다. 항상 변화는 프로가 아닌 이들 아마츄어에 의해 시작되어 왔다. 따라서 대학문화가 새로운 문화적 토양을 위한 실험과 실수의 반복을 두려워하거나 거부할 때 이 땅의 문화에 대한 희망은 없다.

<전북대 신문, 1997년 12월 23일>
문 윤 걸 (사회대 강사,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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